제주서부경찰서 허위종결 전말, 실종자 두 명 모두 숨진 채 발견

제주서부경찰서

사진 출처: i.namu.wiki

제주서부경찰서 실종 남성 사건, 허위 종결 논란 전말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 소속 경찰관이 실종 신고를 받고도 소재 확인 없이 사건을 허위로 종결 처리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경찰관이 맡았던 60대 남성 실종 사건은 신고 접수 2시간 30분 만에 종결됐고, 실종자는 55일 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사실관계부터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목차

접수 2시간 반 만에 종결 처리된 사건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 소속 30대 경장이 지난 7월 2일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 신고를 2시간 30여 분 만에 종결 처리했습니다. 심지어 현장에서 수색 중이던 경찰관들까지 철수시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종자는 55일이 지난 8월 22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그제야 이 종결이 허위였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신고 접수 후 짧은 시간 만에 종결 처리된 전산 기록

이 경찰관은 같은 방식으로 다른 사건도 처리했습니다. 지난 5월 실종 신고된 장모(37)씨 사건에서는 “본인과 연락이 닿았고 안전에 문제가 없으며 경찰과의 만남을 거부했다”는 내용을 112 시스템에 허위로 입력했거든요.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는 연락을 취한 적조차 없었는데도 이 기록이 상급자 결재까지 거쳐 정식 종결로 처리됐습니다. 장씨는 신고 후 100여 일 만인 8월 24일, 장기 투숙하던 숙소에서 약 400m 떨어진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허위종결’과 단순 부실수사, 뭐가 다른가

제주서부경찰서 허위종결 사건이 유독 무겁게 다뤄지는 이유는 ‘고의성’ 때문입니다. 확인하지 않은 사실을 마치 확인한 것처럼 전산 기록에 남긴 것과, 그냥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법적으로 완전히 다른 문제예요. 정상적인 실종 사건 종결은 실종자 본인과의 직접 연락이나 대면 확인, 소재 파악을 전제로 하는데 이번 사건은 그 확인 절차 자체가 조작됐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해당 경장에게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공전자기록 위작은 공무원이 직무상 작성하는 전산 기록을 허위로 만들었을 때 적용되는 죄명이라 단순 업무 태만보다 형량이 훨씬 무겁습니다. 신고를 받고도 방치한 게 아니라 ‘확인했다’는 거짓 기록을 능동적으로 만들어냈다는 점, 이게 이번 사건을 특히 심각하게 만드는 지점이라고 봐요.

실종자 두 명, 모두 살아서 발견되지 못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아픈 대목은 결과입니다. 두 실종자 모두 생존한 채 발견되지 못했어요. 종결 처리와 실제 발견 사이의 공백 기간 동안 수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유가족 입장에서는 가장 뼈아플 겁니다.

수색이 이뤄지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간 실종 현장

구분 신고일 종결 처리 발견일 공백 기간
장모씨(37) 2026년 5월경 허위 연락 기록으로 종결 8월 24일 약 100일
60대 남성 7월 2일 접수 2시간 30분 만에 종결 8월 22일 55일

두 사건 모두 ‘연락이 됐다’ 혹은 ‘별문제 없다’는 식의 허위 판단이 수색 중단으로 이어졌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신고 직후 며칠만이라도 정상적인 수색이 진행됐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만 최소한의 확인 절차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혼자 처리한 사건만 298건

더 충격적인 대목은 규모입니다. 이 경장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약 1년 4개월 동안 제주 지역에서 종결된 성인(18세 이상) 실종 사건 1047건 가운데 298건을 혼자 맡았습니다. 전체 종결 건수의 28.5%에 달하는 수치예요. 열 건 중 세 건 가까이를 한 사람이 처리했다는 뜻이니, 업무 배분 자체가 정상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 전체 성인 실종 해제(종결) 건수: 1047건 (2025년 3월~2026년 7월)
  • 해당 경장 단독 처리 건수: 298건
  • 전체 대비 비중: 28.5%

제주경찰청은 이 경장이 종결한 298건 전체를 재조사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부실 처리된 사건이 더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고요.

긴급체포 후 석방, 그리고 자백까지의 흐름

이 경장은 지난 8월 24일 긴급체포됐지만 다음 날 법원의 체포적부심 인용으로 풀려났습니다. 제주지법은 “긴급체포는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에 한하는데, 이 경찰관은 소재가 계속 파악되고 있어 긴급성 요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이유를 밝혔습니다. 혐의 자체를 부정한 게 아니라 체포 절차상 요건 문제였다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어요.

제주지방법원

사진 출처: img3.yna.co.kr

석방 이후에도 수사는 계속됐고,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 경장은 “업무량이 늘어나는 게 부담스러워 허위로 종결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제주경찰청은 이 사건을 8월 마지막 주 제주지검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담당 경장 개인의 일탈로 끝날지, 아니면 결재 라인에 있던 상급자의 관리 소홀까지 함께 물을지가 다음 관심사입니다.

가족이라면 종결 통보받았을 때 이것부터 확인하세요

실종 신고를 해본 적 없는 사람도 이번 사건을 보면서 한 번쯤 생각해볼 부분이 있습니다. 가족이 직접 챙길 수 있는 최소한의 확인 포인트를 정리해봤어요.

  • 종결 통보를 받았다면 ‘어떤 방식으로 확인됐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보기 (단순 통화인지, 대면 확인인지)
  • 실종자 본인과 직접 통화나 영상통화가 이뤄졌는지 명시적으로 확인 요청하기
  • 납득이 안 되는 조기 종결이라면 담당 경찰서 청문감사관실이나 국민신문고에 이의 제기하기
  • 재수색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관할 경찰서가 아닌 상급 관서(지방경찰청)에 직접 문의하기

이런 확인 요구가 억지가 아닌 이유는 근거가 있어서예요. 경찰청 훈령인 ‘실종아동등·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은 실종·가출 사건을 종결하기 전에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정해두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번처럼 확인 없이 종결 기록만 남기는 건 재량의 문제가 아니라 규정 위반이라는 얘기예요. 가족이 확인 경위를 캐물을 때, 이 규칙을 근거로 요구하면 됩니다.

취재를 이어가면서 298건 재조사 결과와 상급자 결재 라인에 대한 감찰 결과가 나오는 대로 후속 보도로 다루려고 합니다. 인력 배분 구조와 종결 승인 체계에 실제로 어떤 개선안이 나오는지, 그 부분을 계속 지켜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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