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AI 국내 기업 4곳 총정리, 침 놓는 AI는 왜 아직 없을까요

한의사 진맥 진료 | 사진설명: “한의사의 진맥과 전자차트가 함께 놓인 진료 장면”

한의학과 AI를 결합한 회사는 국내에 이미 있어요. 2025년 12월 24일 한의 버티컬 스타트업 인티그레이션이 275억원을 유치했고, 알토스벤처스가 리드 투자자로 들어왔습니다. 한의사 커뮤니티, 진단처방 보조 소프트웨어, 맥을 재는 웨어러블 기기, 한의 교육 데이터를 쓰는 AI까지 각각 다른 회사가 붙어 있고요.

그런데 명의의 침술을 학습한 서비스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검색으로 잡히는 국내 서비스는 전부 한약 처방, 진단 기록, 교육 콘텐츠 축이에요. 침 놓는 손을 센서로 기록해 AI에 먹이는 상용 서비스는 찾지 못했습니다. 원인은 AI 성능이 아니라 계측입니다. 명의의 손을 기록하는 장비가 진료실에 없어요.

목차

결론부터 3줄

  • 국내 한의 AI 기업은 실재합니다. 인티그레이션, 정인적방연구소(준차트), ㈜7일, ㈜바디젠메디컬이 확인됩니다.
  • 학습되고 있는 것은 한약 처방과 진단·치료 기록이지, 침 놓는 손기술이 아닙니다.
  • 명의 침술 학습의 병목은 모델이 아니라 데이터입니다. 자침 깊이·각도·염전 속도를 남기는 표준 장비가 진료 현장에 없습니다.

한의학과 AI를 결합한 회사, 지금 국내에 있을까요

있습니다. 확인된 곳만 기업 4곳, 공공기관 2곳이에요.

인티그레이션 메디스트림

사진 출처: static.wanted.co.kr | 사진설명: “한의 버티컬 스타트업 인티그레이션의 서비스”

회사·기관 하는 일 확인된 규모·성과 확인 시점
인티그레이션 한의사 커뮤니티 ‘메디스트림’, 한의원 EMR·CRM ‘업스트림’ 한의사 23,700명 가입(등록 한의사 85% 이상), 브랜드 사업 매출 454억원(2024년, 전년비 73% 성장) 2026-01
정인적방연구소 한의 진단처방 CDSS ‘준차트'(임상 판단을 돕는 소프트웨어) 2023년 11월 베타, 한의사 120여명 임상테스트, 준포털 등록 8,000명 2024-03
㈜7일 교육 플랫폼 HAVEST, ‘인삼(InSAM) AI’, 임상 의사결정 지원 ‘Scriptary AI’ 과정 500여개·영상 3,000개 이상, 한의사·한의대생 75% 이상 가입 2025-11
㈜바디젠메디컬 웨어러블 디지털 맥진기 ‘링맥’ PPG 광전류 센서로 맥파 27가지 유형 분류, 대만·우즈베키스탄 시연 2026-02
한국한의학연구원 ‘AI 한의사’ 임상 빅데이터 플랫폼 3년간 107억원 투입, 10년 누적 임상데이터 약 5만명 2025-07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 임상정보 빅데이터 지원센터 45개 한의 CPG 질환 대상, 16개 핵심 임상정보 항목 API 개발 2025-12

여섯 곳 중 침 시술 자체를 다루는 곳은 없어요. 링맥도 침이 아니라 맥을 재는 센서고요. 준차트는 최신 확인 자료가 2024년 3월이라, 2026년 현재 서비스 상태는 따로 확인이 필요해요.

시장은 8조원, 학습 데이터는 1,500건

시장 규모와 데이터 규모의 격차가 이 분야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국내 한의원·한방병원 시장은 약 8조원, 연간 환자 방문은 9,600만건이에요. 반면 학습에 쓸 표준화된 임상 데이터는 아직 네 자리 수준입니다.

korean herbal medicine clinic patients | 사진설명: “연 9,600만건 진료 규모를 보여주는 한의원 대기실”

  • 한국한의약진흥원 1,500건 — 2025년 말까지 표준 EMR 기반으로 모으기로 한 환자 임상정보 목표치
  • 자생한방병원 연구 6,732명 — 5개 한방병원에서 모은 허리디스크 단일 질환 EHR
  • 한국한의학연구원 약 5만명 — AI 과제와 체질유전체 역학 과제로 10년간 쌓은 누적 임상데이터

세 숫자는 사업 주체도, 모집단도, 수집 방식도 달라서 직접 비교하면 안 돼요. 다만 셋 다 연 9,600만건이라는 진료 규모에 비하면 아주 작다는 점은 같습니다.

한방의료 이용 실태도 참고할 만해요. 2024년 조사에서 19세 이상 이용 경험률은 67.3%로 2022년 71.0%보다 3.7%p 떨어졌는데, 만족도는 일반국민 79.5%, 외래환자 86.3%로 올랐습니다. 치료 대상의 73.9%가 근골격계, 선택 이유 1위는 ‘치료효과가 좋아서'(42.5%)였고요. 써 본 사람은 만족하는데 새로 들어오는 사람은 준다는 뜻이라, 진입 전 정보 부족이 크다고 봐요.

275억원이 들어간 곳은 침이 아니라 차트였습니다

인티그레이션이 커뮤니티에서 EMR로 넘어간 순서가 핵심이에요. 한의사 23,700명이 이미 모여 있는 곳 위에 데이터 배관을 까는 쪽이, 병원 하나씩 뚫는 것보다 훨씬 빠르니까요. 김종연 팀장은 “한의원들은 데이터를 개별 의료기관이 계속 소유하면서 표준화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유권은 병원에 두고 표준화 레이어만 잡겠다는 구조로 읽혀요.

명의의 침술은 왜 아직 학습이 안 될까요

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영상의학 AI가 빨리 성과를 낸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어요. 획득 장비·포맷 표준화, 높은 판독 합의도, 원본 데이터 보존. 이 3요건을 침에 대입하면 세 개 모두 미달입니다.

  • 장비·포맷 표준화 — 침은 획득 장비가 사람 손이에요. 자침 깊이·각도·염전 속도를 자동 기록하는 표준 장비가 진료 현장에 없습니다. 국내 연구에서 계측 시도가 있긴 했어요. 2018년 침자 술기 실습 모델 연구가 마찰력·마찰계수를 쟀는데, 연구진 스스로 “마찰력 및 마찰계수는 자침 시 발생하는 모델과의 상호작용을 모두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적었습니다.
  • 판독 합의도 — 같은 CT는 여러 판독의가 봐도 대체로 답이 같아요. 침은 같은 환자에 명의 A와 명의 B의 취혈이 다를 수 있고, 무엇이 정답인지 합의 기준이 없습니다. 한의 변증 체계는 데이터 생성 과정의 편차가 크고 정답 기준 합의가 낮다는 지적이 그대로 걸려요.
  • 원본 데이터 보존 — 침 시술은 끝나면 원본이 남지 않아요. 차트에 자침 부위 한 줄 남을 뿐, 손의 움직임은 사라집니다.

병목은 AI가 아니라 계측이에요. CT는 이미 데이터를 만들어 주고 있었지만, 침은 데이터를 만드는 장치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같은 기사에서 “진료실에서 발생하는 원소스 데이터가 자동으로 저장되는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고 짚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봐요.

이미 성공한 한의 AI가 학습한 것

성과가 나온 연구를 뜯어보면 공통점이 보여요. 학습한 건 손기술이 아니라 기록이었습니다.

자생한방병원 이예슬 원장 연구팀은 2017~2021년 5개 한방병원 허리디스크 환자 6,732명의 EHR에 잠재계층궤적모델과 머신러닝을 적용했어요. 환자 유형 분류 정확도 90% 이상, 치료성과 예측 AUROC 81.5%를 얻었습니다. 기존 모델 77.7%보다 3.8%p 높은 수치예요. AUROC는 예측 모델이 잘 맞히는 정도를 0~1로 나타낸 지표인데, 의료 예측 모델에서 0.8을 넘으면 쓸 만하다고 봅니다. 여기서 학습한 것은 자침 수기가 아니라 치료 경과였어요.

가천대 한의대 김창업 교수팀은 『상한론』 임상 조문을 차원 축소로 재해석해 의사결정나무를 적용했습니다. 연구팀은 “주관적·암묵적 임상 추론 과정을 처음으로 객관적·정량적으로 모델링”했다고 밝혔어요. 고전 문헌은 이미 텍스트로 기록된 명의 데이터라 학습이 됐던 겁니다.

같은 ‘명의 학습’이어도 매체가 텍스트냐 신체 동작이냐에 따라 난이도가 완전히 갈려요.

중국은 경혈, 한국은 처방

축이 다릅니다. 중국은 Qibo(톈진대), HuatuoGPT, Zhongjing, DoctorGLM 같은 전통의학 특화 대형 모델이 복수로 나와 있어요. 경혈 위치추정 딥러닝은 별도 리뷰 논문으로 정리될 만큼 쌓였고(Chinese Medicine, 2025), 침술 로봇용 멀티모달 경혈 인식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iScience, 2026). 다만 프로그램별 임상 적용 안전성 검증은 아직 미완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어요. 국내 침술 로봇이나 경혈 인식 상용 제품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2030년까지 그린 그림

보건복지부가 2025년 12월 19일 제5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2026~2030)을 심의·의결했어요. 4대 목표 중 두 번째가 ‘한의약 AI·디지털 대전환’입니다. AI 세부과제는 넷이에요.

  • 한의약 비정형 데이터 분석기술 개발
  • 공공 한의약 연구데이터 구축·개방
  • 노쇠·만성질환 중재 AI 돌봄서비스 개발
  • 범부처 사업단 신설

네 과제 어디에도 침 시술 표준화나 수기 계측은 없어요. 정부도 병목을 기록 방식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읽습니다. WHO 전통의학 전략(2025~2034)이 전통·보완·통합의학 정보를 EHR에 포함하도록 명시했고, 국내에서도 한의 의료정보 공통데이터모델(CDM) 개발 계획이 잡혀 있어요.

믿고 쓰기 전에 걸러 봐야 할 숫자들

침 분야 머신러닝을 정리한 스코핑 리뷰(Frontiers in Neurology, 2026년 1월)를 보면 온도차가 느껴집니다. PubMed 113건을 걸러 36편(2011~2024년)이 포함됐는데, 용도별로 효과 예측이 17편(47%)으로 가장 많았어요. 침 수기 기법 검출, 로봇 자침점 위치추정은 소수 카테고리로만 존재합니다.

보고된 정확도 편차도 큽니다. 편두통 83%, 뇌졸중 75.5%와 93.6%, 안면마비 88.2%, 기능성 소화불량 76~88% 식이에요. 같은 리뷰 안에서 75%와 93%가 공존한다는 건, 숫자보다 어떤 데이터로 쟀는지가 결과를 지배한다는 뜻이라고 봐요. 리뷰가 든 한계도 작은 표본, 표준화된 데이터셋 부재, 방법론적 이질성, 외부 검증 부족, 낮은 일반화 성능이었습니다. 외부 검증이 없는 정확도는 그대로 임상 성능이 아니니, 홍보 자료의 수치를 볼 때 표본 크기와 검증 여부를 같이 확인해 보면 좋아요.

그래도 먼저 열릴 자리는 어디일까요

급여 데이터가 뜻밖의 통로입니다. 첩약 건강보험 2단계 시범사업이 2024년 4월 29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 진행 중인데, 규모가 작지 않아요.

  • 대상 6개 질환 — 월경통,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 후유증, 알레르기 비염, 기능성 소화불량, 요추추간판탈출증
  • 참여기관 5,955개소, 1인당 연 2개 질환에 각 20일까지
  • 본인부담률 한의원 30%, 한방병원 40%, 종합병원 50%
  • 예산은 추계 1,188억원이었는데 실지급 1,913.9억원으로 61% 초과

급여 청구는 질환코드·처방일수·기관종별이 표준 포맷으로 강제 기록돼요. 연구용으로 1,500건을 모으는 동안, 청구 채널에서는 표준화된 처방 데이터가 훨씬 큰 규모로 쌓이는 셈입니다. 한의 AI가 실제로 먼저 붙을 데이터는 연구 코호트가 아니라 청구 데이터일 가능성이 커 보여요. 다만 그런 계획이 발표된 자료는 확인되지 않아 추정으로만 둡니다.

환자가 먼저 체감할 것도 침술 로봇은 아닐 거예요. 자생 연구가 예측한 것은 ‘누가 잘 낫는가’였지 ‘어떻게 놓는가’가 아니었으니까요.

앞으로 어떤 순서로 열릴까요

  • 바로 가능 — 청구·EMR 정형 데이터 기반 예후 예측, 문헌·조문 기반 변증 모델, 교육 영상 검색·요약
  • 센서가 붙으면 가능 — 맥진, 설진처럼 이미지·신호로 환원되는 진단 영역
  • 현재는 어려움 — 자침 수기 학습. 원소스 데이터가 자동 저장되는 시스템 전환이 선행 조건

제5차 종합계획 기간이 2026~2030년이니, 표준 EMR과 CDM이 자리 잡는 데 최소 몇 년은 걸린다고 보는 게 현실적이에요. 명의의 손을 학습하려면 그 다음 단계인 계측 표준이 또 필요하고요.

정리

한의학과 AI를 결합한 회사는 있어요. 학습되고 있는 건 처방과 치료 경과입니다. 침은 모델이 아니라 기록 장치부터가 과제고요.

한의사들 스스로의 인식조사(2022년)도 비슷한 방향이었습니다. AI 예측 유용도가 한약 연구개발 74.60점, 사회정책수립 73.68점으로 높았고, 사상체질과 66.61점, 한방재활의학과 65.91점으로 임상 진료과는 아래였어요. 명의의 침술 데이터를 학습하면 좋겠다는 생각, 저도 같은 지점에서 출발했는데 자료를 뒤져 보니 아직은 손보다 차트가 먼저더라고요.

참고 출처

  • 보건복지부, 제5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2026~2030) 보도자료 — https://mohw.go.kr/board.es?act=view&bid=0027&list_no=1488286&mid=a10503000000
  • 보건복지부,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 보도자료 — https://www.mohw.go.kr/board.es?mid=a10503000000&bid=0027&list_no=1481206&act=view
  • 보건복지부, 2024년 한방의료이용 실태조사 — https://www.mohw.go.kr/board.es?mid=a10503010100&bid=0027&act=view&list_no=1485130
  • 한의신문, 한의약 데이터 표준화 병목 진단 — https://www.akomnews.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65841
  • 한의신문, 가천대 김창업 교수팀 『상한론』 정량 모델링 — https://www.akomnews.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64499
  • 벤처스퀘어, 인티그레이션 275억원 투자 유치 — https://www.venturesquare.net/1021622
  • 디지털투데이, 인티그레이션 업스트림 — https://www.digital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21004
  • 테크데일리, 정인적방연구소 준차트 — https://www.tech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618
  • 월간인물, ㈜7일 HAVEST·인삼 AI — https://www.monthlypeople.com/news/articleView.html?idxno=701536
  • 한국한의약진흥원 웹진, 바디젠메디컬 링맥 — https://nikom.or.kr/webzine/index.php?theme=202602&GP=board&GB=20&key=238&page=&ACT=read
  • 천지일보, 자생한방병원 허리디스크 AI 연구 — https://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3328709
  • 전자신문, 한의약 임상정보 빅데이터 지원센터 — https://www.etnews.com/20250416000282
  • 청년의사, 한국한의학연구원 AI 한의사 사업 —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8074
  • 경향신문, 한의학 데이터 축적 현황 — https://www.khan.co.kr/article/202507270800011
  • 서울경제, 첩약 시범사업 예산 초과 — https://www.sedaily.com/article/20049021
  • Frontiers in Neurology, 침 분야 머신러닝 스코핑 리뷰 — https://www.frontiersin.org/journals/neurology/articles/10.3389/fneur.2025.1689061/full
  • Korean Journal of Acupuncture, 침자 술기 정량화 연구(2018) — https://www.e-sciencecentral.org/articles/pubreader/SC000032818
  • 한의타임즈, 중국 전통의학 AI 프로그램 비교 — https://hanitimes.com/한의치료도-이젠-ai-시대-프로그램마다-장단점-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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