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구 R&D 과제당 연구비, 트랙별 연간 직접비와 연구기간 기준 정리

연구 현장에 배분될 39조 5천억 원 R&D 예산

연구실에 있는 지인들 사이에서 “R&D 예산” 얘기가 나오면 아직도 2024년이 먼저 튀어나옵니다. 그해 정부 R&D는 26조 5,000억 원으로 잡혔고, 전년보다 조 단위로 깎였거든요. 그 기억이 워낙 진해서, 요즘 나오는 증액 뉴스도 반쯤 흘려듣는 분이 많아요.

그래서 숫자부터 놓고 가겠습니다. 2026년 9월 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2027년도 정부 R&D 예산안은 39조 5,000억 원입니다. 올해 35조 3,000억 원에서 4조 원, 비율로는 11.2% 늘었어요. 이 중 기초연구는 3조 6,000억 원으로 6%가량 증가합니다. AI R&D는 4조 1,000억 원, 증가율 70% 수준이고요. 남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 돈이 어떤 이름의 사업으로, 누구 통장에 꽂히느냐죠.

목차

기초연구 R&D 투자 확대, 총액은 늘었는데 몫도 늘었을까

기초연구 R&D 투자 확대는 금액으로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다만 전체 R&D 안에서 차지하는 몫은 오히려 조금 줄었어요. 3조 6,000억 원을 39조 5,000억 원으로 나누면 약 9.1%입니다. 올해는 3조 4,000억 원 대 35조 3,000억 원, 약 9.6%였고요.

총액은 늘었지만 기초연구 비중은 9%대에 머문다

연도 정부 R&D 총액 전년 대비 기초연구 총액 내 비중
2024년 26조 5,000억 원 대폭 삭감 동반 삭감
2025년 29조 6,000억 원 회복 국면
2026년 35조 3,000억 원 +19.3% 3조 4,000억 원 약 9.6%
2027년(안) 39조 5,000억 원 +11.2% 3조 6,000억 원 약 9.1%

정부는 기초연구 비중을 10% 선에 정착시키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 왔습니다. 아직 그 선 밑입니다. 총액은 11.2% 느는데 기초연구는 6% 느니까, 상대적 우선순위가 전략기술 쪽에 있다고 읽는 게 정직할 것 같아요.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고요, 다만 “기초연구에 힘을 싣는다”는 헤드라인만 보고 몫까지 커졌다고 생각하면 어긋납니다.

AI에 얼마나 쏠렸나 — 기초과학과의 배분 구조

AI 쪽 증가폭은 결이 다릅니다. 2027년 AI R&D는 4조 1,000억 원으로 1조 7,000억 원이 붙었어요. 기초연구 전체 증가분이 2,000억 원 남짓인 것과 나란히 놓으면 체급 차이가 확 보입니다. 기초연구 한 해 증가분의 여덟 배가 AI 한 분야에 얹힌 셈이죠.

AI 데이터센터 GPU 서버

사진 출처: cdn.aitimes.com

분야 2027년(안) 특징
AI R&D 4조 1,000억 원 전년 대비 약 70% 증가
10대 NEXT 전략기술 13조 8,000억 원 11조 원대에서 확대
3대 메가프로젝트 5조 8,000억 원 반도체·피지컬 AI·AI데이터센터
7대 SEED 3조 7,000억 원 SMR·재생에너지·핵융합·양자·우주항공·첨단바이오·첨단공급망
기초연구 3조 6,000억 원 기본연구 2배 이상 확대, 블록펀딩 도입
출연연 4조 8,000억 원 PBS 폐지에 따른 인건비 안정 지원

여기서 기사 읽을 때 자주 꼬이는 지점을 짚고 갈게요. 과기정통부 부처 전체 예산(29조 6,000억 원) 안의 ‘AI 대전환’ 9조 4,000억 원과, R&D 항목의 AI 4조 1,000억 원은 서로 다른 숫자입니다. 앞의 9조 4,000억 원에는 컴퓨팅 인프라, 인재양성 같은 비R&D가 들어가 있고 정부 전체 AI 예산의 57%에 해당해요. 제목만 보고 “AI에 9조가 연구비로 간다”고 읽으면 오해입니다.

개인기초연구, 내가 지원할 수 있는 트랙은 어디인가

연구자 개인이 직접 신청하는 창구는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개인기초)입니다. 2026년 사업 규모는 2조 7,362억 원, 전년 대비 17.1% 늘었고 지원 과제는 약 1만 5,800개, 그중 신규가 약 7,000개였어요. 2026년 상반기 선정 결과만 보면 핵심연구 2,558개, 신진연구 1,770개, 세종과학펠로우십(국내) 300개로 총 4,628개입니다.

2026년도 1차 공모 기준 연간 직접비와 연구기간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핵심연구 유형C: 연 최대 2.4억 원 / 1~5년
  • 핵심연구 유형B: 연 최대 1.6억 원 / 1~5년
  • 핵심연구 유형A: 연 최대 0.8억 원 / 1~5년 (구 창의연구, 3년에서 5년으로 확대)
  • 도약형 유형2: 연 최대 2.8억 원 / 3년
  • 도약형 유형1: 연 최대 1.6억 원 / 3년
  • 기본연구: 총 1,150억 원 규모, 신규 약 2,000개 / 최대 5년
  • 세종과학펠로우십: 연 1.3억 원 수준 / 5년

기본연구는 2024년에 신규 선정이 끊기고 2025년에 종료된 생애기본연구의 빈자리를 메우려고 되살린 트랙입니다. 생애 첫 연구자, 경력단절 연구자, 지방 소재 연구자를 우대해요. 2027년에는 이 기본연구 예산을 2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라, 소규모 과제부터 시작하려는 분에게는 내년이 확률이 가장 좋은 해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university laboratory researcher Korea

사진 출처: www.korea.ac.kr

공고문에서 놓치기 쉬운 대목이 하나 더 있어요. 신청서에는 직접비만 적습니다. 간접비는 선정 후에 한국연구재단이 따로 산정해 지급해요. 처음 쓰는 분들이 여기서 총액을 잘못 잡고 예산 계획을 다시 짜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언제, 어디서 신청하나

접수는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 IRIS에서만 받습니다. 오프라인 접수는 없어요. 2026년도 1차 공모는 2025년 11월 13일 공고가 떴고, 연구책임자 접수가 12월 3일 14시부터 12월 15일 13시까지, 주관연구기관 검토·승인은 12월 17일 18시까지였습니다. 2차 공모는 해가 바뀐 뒤 봄에 따로 나왔고요.

실무적으로 진짜 중요한 건 마감 ‘시각’입니다. 마감이 오후 1시처럼 애매한 시각인 데다, 연구자 접수 마감과 기관 승인 마감이 이틀 넘게 벌어져 있어요. 기관 승인이 안 끝나면 접수 자체가 무효라, 산학협력단 담당자 휴가 일정까지 역산해 두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2027년도 공모도 흐름이 비슷하다면 2026년 11월 중 공고, 12월 초 접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요. 다만 예산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12월에 확정되니, 그전까지 규모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하시면 좋겠습니다.

IRIS 접수 마감 시각과 기관 승인 일정 확인

예산이 늘어도 현장은 왜 체감을 못 할까

총액 증가가 과제당 금액 증가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2026년 기초연구사업은 예산이 17.1% 늘었는데 과제 수는 28.5% 늘었어요. 과제 수 증가율이 예산 증가율보다 높으면 산술적으로 과제당 평균 금액은 줄어듭니다. “예산 늘었다더니 내 연구비는 왜 그대로냐”는 반응이 나오는 구조적인 이유죠.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눠 준다는 뜻이라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닙니다만, 개별 연구실 체감은 확실히 다릅니다.

또 하나는 시차입니다. 삭감기에 인건비가 끊겨 떠난 학생연구원과 박사후연구원은 예산이 복원됐다고 바로 돌아오지 않아요. 정부가 ‘Brain to Korea’로 해외 인재 2,000명 유치를 내건 것도 이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개인적으로는 금액보다 연속성이 더 중요하다고 봐요. 3년 뒤에도 같은 트랙이 남아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대학원생이 그 주제를 고르거든요. 연구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린 것, 출연연 PBS를 폐지한 것. 이 둘이 액수 증액보다 오래 남는 변화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확인해 두면 좋은 것들

  • IRIS 계정과 연구자등록번호 상태 점검 — 휴면 계정이나 정보 불일치는 꼭 마감 직전에 터집니다
  • 소속기관 산학협력단의 내부 검토 마감일 확인 — 연구자 접수 마감보다 앞서는 경우가 있어요
  • 중복지원 제한과 연구책임자 참여율 규정 재확인
  • 트랙 결정: 소규모·첫 과제면 기본연구, 3~5년 중형이면 핵심연구 유형A~C
  • 신청서에는 직접비만 기재, 간접비는 선정 후 별도 산정
  • 12월 국회 예산 확정 시점에 최종 사업 규모 한 번 더 확인

정리하면 2027년 정부 R&D는 39조 5,000억 원, 기초연구는 3조 6,000억 원으로 늘지만 비중은 9%대에 머뭅니다. 증가폭이 큰 쪽은 AI와 전략기술이에요. 개인 연구자 입장에서 실제로 달라지는 건 기본연구 2배 확대, 연구기간 5년화, 대학 블록펀딩 도입 정도로 추려집니다.

여러분 연구실은 이번 증액이 체감되시나요? 기본연구나 신진연구에 지원해 보신 분들의 경쟁률 체감이 특히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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