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 있는 AI 스피커에 말을 걸다가 포기해 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몇 번 되묻다 지쳐서 결국 타이머랑 날씨만 시키게 되더라고요.
오픈AI 스마트 스피커가 바로 그 답답함을 겨냥해 나옵니다. 블룸버그 보도(2026년 8월 6일) 기준으로, 조니 아이브가 디자인한 오픈AI의 첫 하드웨어는 하키 퍽 크기의 화면 없는 스마트 스피커예요. 가격은 300~400달러, 출시는 2027년 계획이고요. 보급형 스피커 몇 대 값을 훌쩍 넘는 가격인데, 그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하나씩 짚어 볼게요.
오픈AI 스마트 스피커의 정체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 기자가 전한 오픈AI 첫 기기는 가운데가 뚫린 도넛 모양 스피커예요. 하키 퍽이 지름 7.6cm쯤 되니,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덩치죠. 아마존 에코 닷(지름 10cm)과 비슷한 급이라고 보면 감이 옵니다.
지금까지 보도로 알려진 내용은 이렇습니다.
- 형태: 도넛(링) 모양, 하키 퍽 크기. 배터리를 넣어 방마다 들고 다니는 설계
- 화면 없음: 스피커 그릴과 마이크로 챗GPT와 음성 대화
- 카메라와 센서: 주변 환경을 인식해 사용자의 상황을 파악
- 움직이는 부품: 응답할 때 기기가 움직여 ‘성격’을 표현하고, 들을 때는 조명이 켜짐
- 프리미엄 금속 소재, 쓰는 사람을 학습해 점점 맞춰 가는 AI
- 역할: 스마트홈 제어부터 미디어 재생, 질문·메시지 응답까지 챗GPT 기능 전반을 맡는 ‘AI 동반자’
- 일정: 2026년 말 공개, 2027년 출시 계획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둘게요. 위 내용은 오픈AI의 공식 발표가 아니라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예요. 세부 사양과 가격은 공개 시점에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300~400달러라는 가격의 위치
300~400달러는 지금 AI 스피커 시장에서 최상단에 해당하는 가격이에요. 우리 돈으로 대략 40만~55만 원대(환율에 따라 오르내려요). 미국 정가 기준으로 기존 제품들과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 기기 | 미국 정가 | 비고 |
|---|---|---|
| 아마존 에코 닷(5세대) | 49.99달러 | 보급형, 알렉사 |
| 애플 홈팟 미니 | 99달러 | 시리 |
| 구글 네스트 오디오 | 99.99달러 | 구글 어시스턴트 |
| 애플 홈팟 2세대 | 299달러 | 프리미엄 음질 |
| 오픈AI 스피커(보도 기준) | 300~400달러 | 2027년 출시 계획 |
많게는 에코 닷 여덟 대 값. 음질을 앞세운 홈팟 2세대(299달러)보다도 윗줄이에요. 화면도 없는 스피커가 왜 이 가격인가 싶은데, 부품 구성을 보면 짐작이 갑니다. 카메라와 센서, 움직이는 구동부, 금속 외장, 배터리까지 넣으면 원가 구조가 보급형과 다를 수밖에 없거든요.
다만 최종 가격은 소비자 반응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는 여지도 보도에 함께 담겼어요. 지금 숫자에 너무 매이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조니 아이브 디자인이라는 변수
오픈AI는 2025년 5월 조니 아이브의 하드웨어 스타트업 io를 약 65억 달러, 우리 돈 9조 원 규모에 인수했어요. 개발에는 아이브의 디자인 스튜디오 러브프롬(LoveFrom)과 아이폰·맥을 만들던 전직 애플 디자이너들이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스피커 한 대에 들어간 판돈치고는 꽤 큽니다.

스피커에 움직임과 조명으로 성격을 입히자는 발상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걸 매일 곁에 두고 싶은 물건으로 완성하는 일은 아무나 못 하죠. 조니 아이브라는 이름이 이 프로젝트의 기대치를 끌어올리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고 봐요.
명령형 비서와 대화형 AI의 차이
기존 AI 스피커의 한계는 써 본 분이라면 다 아실 거예요. “불 꺼 줘”는 되는데, 바로 이어서 “아까 그거 몇 시였지?”라고 물으면 못 알아들어요. 정해진 명령 문장을 외워서 말해야 하니, 대화라기보다는 음성 리모컨에 가까웠죠.
반면 챗GPT 음성 모드는 결이 다릅니다. 말을 중간에 끊어도 이어받고, 앞에서 한 이야기의 맥락을 기억해요. 그 경험이 주머니 속 앱이 아니라 거실에 상시 대기하는 기기로 들어온다는 게 이번 제품의 핵심이에요. 기존 스피커가 명령을 받아 적는 기계였다면, 오픈AI가 만들려는 건 대화를 이어 가는 기계인 셈이죠. 쓰면 쓸수록 사용자를 학습한다는 대목도 흥미로워요. 취향과 말버릇을 기억하는 스피커라면 ‘누구에게나 똑같은 비서’와는 다른 물건이 될 테니까요.

카메라와 센서는 양날의 검이에요. 주변 상황을 보고 맥락을 읽는 비서가 될 수도 있지만, 거실에 카메라 달린 기기를 두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수집한 정보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공개된 내용이 없어서, 저는 공개 행사에서 이 대목을 가장 먼저 확인하고 싶어요.
경쟁자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습니다. 아마존은 2025년에 생성형 AI를 얹은 ‘알렉사 플러스’를 공개하며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거든요. 2027년의 대결은 지금의 스피커 시장과는 꽤 다른 판이 될 거예요.
지금 구매냐 대기냐, 판단 기준
결론부터 말하면 용도에 따라 갈려요. 지금 AI 스피커 구매를 고민하던 분이라면 아래 기준으로 정리해 보세요.
- 타이머·음악·스마트홈 제어가 목적이라면: 5만~15만 원대 기존 제품으로 충분해요. 기다릴 이유가 없어요.
- 대화형 AI 경험이 목적이라면: 2026년 말 공개 행사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아요. 출시가 2027년이라 대기가 깁니다.
- 예산은 기기값이 끝이 아닐 수 있어요: 챗GPT 구독료가 별도로 붙을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어요.
- 한국 출시와 한국어 지원 여부도 공개된 정보가 없어요. 국내 사용자에게는 변수가 하나 더 있는 셈이죠.
- 사양·가격 모두 아직 보도 단계라는 점은 감안해 두면 좋아요. 맥루머스 정리처럼 외신들도 ‘계획’이라는 단서를 달고 있거든요.
공개가 예고된 2026년 말까지는 이제 몇 달 남지 않았어요. 급한 사정이 아니라면 실물 발표를 보고 지갑을 여는 편이 마음 편할 거예요.
AI 스피커 시장은 지난 10년 가까이 50~100달러짜리 음성 리모컨을 팔아 왔어요. 오픈AI는 처음으로 ‘집 안의 대화 상대’라는 물건을 300달러 넘는 값에 팔겠다고 나선 거고요. 저는 이 승부가 가격이 아니라 첫 5분의 경험에서 갈린다고 봐요. 만져 보고 “이건 다르네” 싶으면 400달러도 팔리고, 기존 스피커와 비슷하면 300달러도 비싸다는 소리를 들을 테니까요.
2027년, 거실 풍경이 바뀔지 지켜보려고요.